지나간 삶에 미련을 버리고 걸어온 세월을 치유받기 위해 산을 찾은 한 남자. 고무신을 신고도 험난한 산을 편히 오르며, 늘 분주히 움직이는 자연인 표상원(63세) 씨다.
신비로움이 감도는 돌탑을 매일 쌓으며 단출한 움막에서 생활하는 그는 간단하지 않은 일을 간단하다고 말하며 오늘도 험난한 산골에 적응 중이다. 그 시절 흔히 신던 고무신조차 닳을까 맨발로 걸었던 그는 가난 속을 허덕이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주린 배를 움켜잡고 사회로 뛰어든 나이, 고작 13살. 처음으로 들어간 상자 공장에서 성냥은 갑, 초는 본으로 인쇄하는 일을 맡았는데 반대로 찍어내는 실수를 했고 그는 모든 책임을 안고 나오게 되었다. 그 뒤 들어간 브로치 공장에서도 건조를 잘못해 또다시 쫓겨났고, 모자 공장에선 교복 자율화가 시행되어 정리해고를 당했다.
나는 자연인이다 485회 방송시간
어른들은 아이를 지켜주기보단 탓하길 선택했고 그는 모든 걸 참고 사는 어른으로 성장했다. 시간이 흐른 뒤 들어간 주물공장. 그곳에서 매년 시행하는 건강 검진을 통해 폐기종이란 병명을 진단받았다.
피곤해도 일 때문이라 생각한 그에겐 청천벽력 같은 선고였다. 하지만 그는 한 가정의 가장, 공장에서는 퇴사 권고를 내렸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공장을 더 다니기 위해, 돈을 더 벌기 위해 건강을 되찾으려 노력했으나 결국 그는 70명의 직원 중 혼자 쫓겨나게 되었다.
험난했던 가시밭길 인생, 50년 직장 생활 끝에 남은 건 망가진 몸과 마음뿐이었다. 숨이 차 계단도 오르지 못할 정도로 막막한 상황 속에서 그가 택한 선택지는 고향 땅이었다. 부모님 산소 옆에 터를 잡아 5일 만에 집을 짓고 새롭게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자연인이다 485회 다시보기
땅만 파면 몸집만 한 칡이 나오고 쉽사리 보기 힘든 부처손이 군락지로 이루어져 있는 그곳은 노동의 대가를 그대로 얻는 산골! 지난날 가혹했던 도시와는 달리 자연인에게는 너무도 따뜻한 곳.
연못에서 낚시를 즐기고, 직접 만든 대나무 활로 산속을 뛰놀 때면 잊었던 행복이 찾아온다. 부를 좇아 달렸던 과거를 지나 보다 넉넉해진 삶을 살아가는 자연인 표상원 씨. 마침내 여유를 마주한 그의 이야기는 수요일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
산 여기저기 떨어진 밤송이들로 가을을 한껏 느낄 무렵, 멀리 붉은 벽돌집 하나를 발견한 승윤. 반가운 마음에 계곡 길을 따라 내려가자... 소쿠리 한가득 포도를 씻고 있는 남자가 있다!
카우보이모자에 보랏빛 스카프, 하얀 수염을 멋스럽게 기른 그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 황영상 (63세)이다! 강렬한 눈빛 탓인지 선뜻 말을 걸지 못하는 승윤에게 대뜸 포도를 같이 씻자며 다가서는 자연인. 진한 경상도 사투리가 무척이나 정겨운 그에겐, 어떤 인생 이야기가 있을까?
첩첩산중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돈벌이를 위해 도시로 나간 자연인. 도시의 화려함은 그를 들뜨게 했고, 그중에서도 고고장의 음악 밴드는 그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단다. 음악적 감각이 좀 있었던 자연인은 그의 바람대로 밴드에 들어가게 됐고, 드럼 파트를 차지했다.
나는 자연인이다 484회 방송시간
얼마 안 되는 일당은 문제 되지 않았고, 그저 연주를 할 수 있게 되어 좋았다는 자연인. 하지만 당시에는 각 고고장마다 손님을 끌기 위한 세력 다툼이 심했고, 폭력 사건까지 심심찮게 일어났다는데... 자연인이 속한 밴드 역시 인기를 끌자, 폭력 사건에 휘말리게 되었고 그저 음악이 좋았던 그는, 손에 큰 상처를 입고, 미련 없이 그 길을 접었다. 사고 이후 그가 시작한 일은 전국의 절을 다니며 고화(古畵)를 사고파는 일. 당시 절을 상대로 그림을 팔거나, 유명 승려의 글을 받아 파는 일은 흔치 않았기에 꽤 수입이 됐단다.
특히 석가탄신일 같은 행사가 있을 때는 수백만 원을 벌 때도 있었을 정도. 덕분에 불안정한 밴드 생활 때와는 달리, 가정도 꾸리고 작은 가게도 열만큼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호시절은 그리 길지 않았다. 어느 날, 아는 절의 현판식 작업을 돕던 중, 100m 높이의 절벽에서 발을 헛디뎌 떨어지고 만 것. 척추뼈가 반 이상 부러지고 폐까지 터지는 사고였다. 의사는 하반신 마비를 이야기했고, 숨이 붙어있는 것만으로 감사해야 했던 상황. 말할 수 없는 절망에 빠져 있던 그에게 다시 한 번 기적이 일어났다는데... 폐가 회복되길 기다리던 중 부러졌던 뼈가 놀랍게도 붙기 시작했던 것. 두 번의 기적, 그리고 알게 된 이 산.
나는 자연인이다 484회 다시보기
그는 여기서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하기로 했다! 하늘이 준 기회로 만나게 된 이곳. 오랜 세월 비워졌던 암자는 그의 손이 닿으며 낭만 산골로 재탄생했다! 붉은 벽돌과 파란 사다리, 그 사이로 자라는 꽈리는 하나의 액자가 되고, 그가 직접 지은 정자도 계곡의 운치를 더한다. 사계절 산행 모두 매력이 있지만, 특히 이맘때 산행은 더 기대된다는 그. 올해도 역시 귀한 버섯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아내와 딸을 위해 담는다는 포도주의 향까지 온 산골을 뒤덮었다!
시간이 날 때면 포도즙으로 스카프를 염색하기도 하고, 어린 시절 추억을 따라 아궁이 앞, 군밤도 즐긴다는 그. 험난했던 인생길의 보상으로 이 산을 받았다 말하는 자연인 황영상 씨. 그의 달콤한 산골 이야기는 수요일 밤 9시 5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